[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송찬욱 기자 나왔습니다.
Q. 이재명 전 경기지사 출마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국민의힘에선 윤희숙 전 의원 출마 가능성이 나왔고 본인도 하겠다는 의사가 있다고 밝혔는데 왜 결론을 안 내린 겁니까?
“관심이 커졌다”고 하셨잖아요. 바로 그 이유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이재명 전 지사가 띄운 판을 굳이 더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가 있는 건데요.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하게 되면 주목도가 더 높아지겠죠.
인천 계양을이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인 만큼 선거 승리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이 전 지사에 스포트라이트를 더 비춰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6·1 지방선거가 윤석열 정부 초반 국정운영 동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텐데 '이재명 등판'으로 자칫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만 부각될 수도 있고요.
윤희숙 전 의원은 통화를 했더니 당의 요청이 있으면 나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Q. 윤희숙 전 의원이 아니면 다른 카드가 있나요?
물론 윤희숙 전 의원 카드를 접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윤 전 의원 지난 대선에서 대장동 의혹을 집궁 추궁하며 이재명 저격수로 활약하기도 했고요.
[윤희숙 / 전 국민의힘 의원(지난 3월 7일, 대선 인천 지원유세)]
"세금 도둑질, 거기에다 대장동, 거의 걸어다니는 범죄 백화점입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모레 월요일까지 인천 계양을에 나갈 후보를 추가로 모집하면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더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Q. 2012년에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오히려 거물급이 아닌 20대 정치 신인 손수조 씨를 새누리당에서 공천했었잖아요? 그런 전략도 염두해 두고 있나요?
그렇지는 않은 분위기입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명분이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에 연고가 없는 이재명 후보가 명분 없는 출마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역으로 노린 건데요.
그래서 국민의힘에서 거론이 되는 게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됐던 최원식 전 의원입니다.
현재는 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 전 의원은 통화에서 "현재 숙고 중"이라며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Q. 그런데 이재명 전 지사 출마를 놓고 당장 국민의힘에서는 “명분이 없다” “방탄용이다”고 공격하잖아요. 이런 비판을 예상 못하지 않았을텐데 왜 이런 승부수를 던진걸까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사례가 거론되는데요.
이 전 총재는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근소하게 지고 6개월 뒤에 있던 지방선거에서 전국 지원을 하고 두 달 뒤에 당 총재로 복귀했습니다.
2002년 대선에 재도전하는 발판을 만든 거였죠.
이재명 전 지사 역시도 단순히 국회의원 한 번 하려고 이번에 출마하는 건 아닙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8월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고, 다음 대선에 재도전하겠다는 건데요.
당 대표가 된다면 다음 총선 공천권까지 쥐게 되기 때문에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확실히 탈바꿈 시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소속으로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 나서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같은 수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런데 이 전 지사는 국회의원 선거를 하면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까지 맡았잖아요?
선거 결과에 따라 오히려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이 전 지사 측은 당초 지방선거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은 있었지만 총괄선대위원장 직함까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민주당 지도부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인천 계양을에 나서지만 선거에 책임도 지게 하겠다는 일종의 절충점을 제시한 셈입니다.
이 전 지사 오늘 SNS를 보면 "개인적 손익은 부차적 문제다” "지방선거 어려움“ ”힘겨운 선거“라며 희생적 출마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 전 지사는 대선 두 달 만인 내일 오전 11시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정식 출마선언을 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섭니다.